[테크월드=조명의 기자]

나노 물질에 작은 빛 에너지를 쏘여주면 물질 내에서 빛의 연쇄증폭반응이 일어나 더 큰 빛 에너지를 대량 방출하는 ‘광사태 현상(Photon Avalanche)’이 세계 최초로 발견돼 네이처지 표지 논문에 선정됐다. 

네이처지 표지

일반적으로 물질은 빛 에너지를 흡수하면 일부는 열에너지로 소모하고, 나머지를 처음 흡수한 빛보다 작은 에너지의 빛으로 방출한다. 이렇게 대부분의 물질에서 하향변환이 일어나는 것과 달리, 일부 원소의 물질에서는 상향변환이 일어난다. 즉, 작은 에너지의 빛을 흡수해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방출한다.

상환변환이 일어나는 나노 입자(UpConversion Nano Particle, UCNP)을 이용하면, 광원으로 작은 에너지의 적외선을 사용할 수 있어서 측정하고자하는 시료를 제외한 이물질에 빛이 잘 도달하지 않아 노이즈가 적으며, 작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료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이런 장점 때문에 상향변환 물질은 차세대 바이오 의료 기술, IoT 기술, 신재생 에너지기술 등에 활용 가능성이 높아 최근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상향변환 나노 입자(UCNP)는 광변환 효율이 1% 이하로 매우 낮기 때문에 현재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걸림돌을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상향변환 나노 입자인 ‘광사태 나노 입자’가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다. 연구팀이 발견한 광사태 나노입자는 광변환 효율을 기존 상향변환 나노 입자보다 매우 높은 40%까지 높일 수 있다.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서영덕 성균관대-한국화학연구원 학연교수 연구팀은 미국·폴란드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툴륨(Tm)’이라는 원소를 특정한 원자격자 구조를 가진 나노 입자로 합성하면, 작은 에너지의 빛을 약한 세기로 쪼여도 빛이 물질 내부에서 연쇄적으로 증폭 반응을 일으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런 광학적 연쇄증폭반응을 일으키는 나노 입자가 마치 빛이 눈사태를 일으키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광사태 나노 입자(Avalanching Nano Particle: ANP)로 새롭게 이름 붙였다.

본 내용은 ‘광사태 나노 입자로부터의 거대 비선형 광학 반응(Giant Nonlinear Optical Responses from Photon-Avalanching Nanoparticles)’ 제목으로, 영국시간 2021년 1월 14일자 ‘네이처’지(I.F.=42.8)의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연구팀이 발견한 이 현상은 일단 빛이 나노 입자에 여러번 다중으로 흡수되면, 나노 입자를 구성하는 원자 격자 구조 속에서 빛의 연쇄증폭반응이 일어나 다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하는 광학현상이다. 따라서 광사태 나노 입자에 레이저 포인터 수준의 약한 세기의 빛만 쪼여줘도 매우 강한 세기의 빛을 방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현상의 발견을 통해 빛으로 보기 힘든 매우 작은 25nm 크기의 물질을 높은 해상도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후속연구와 관련해 본 표지논문의 공동교신저자인 서영덕 박사와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P. James Schuck 교수는 최근 세계적인 권위의 고든컨퍼런스(Gordon Research Conference)에서 상향변환 나노입자(Upconverting Nanoparticle) 분야의 컨퍼런스를 처음으로 공동 창립해 오는 6월 하순 미국에서 첫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영덕 교수는 “이번 나노 입자 관사태 현상 발견은 빛을 활용하는 모든 산업과 기술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어 향후 미래 신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화학연구원 강소형 연구과제,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GRL) 지원사업과 산업자원부의 산업기술혁신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