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운송하는 드론∙자전거 에어백 등

[테크월드=이혜진 기자] 개인의 안전에 대한 수요자들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완벽한 안전지대는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을 위험으로부터 막아주는 IT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약품이나 혈액 등을 운송하는 드론, 외부 충격을 감지하는 자전거 에어백 등이 그 예다. 다음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이 같은 니즈를 포착한 해외의 사례들이다. 

짚라인의 드론에서 응급 물품 상자가 낙하하고 있다. 사진=짚라인 홈페이지

긴급 혈액 운송에 날개 달아준 드론 ‘짚’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최근 무인항공기(UAV·Unmanned aerial vehicle) 운송 서비스 제공 업체 짚라인(Zipline)에 대해 소개했다. 이 업체는 지난 2016년 혈액·백신·항생제 운송용 드론인 ‘짚(Zip)’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기에 필요한 것은 휴대전화와 자동차 3~4대를 주차할 수 있는 면적의 낙하 지점이 전부다. 

운송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짚라인 직원이 의료진이 보낸 구호 메시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 다음 필요한 정보가 포함된 QR 코드를 인쇄해 구호 물품 상자에 붙인다. 이어 드론과 통신하는 태블릿 PC에 데이터를 전송하고 상자 겉면에 낙하산을 씌우면 끝이다. 

드론은 운송 기지에서 반경 80km 범위 내 지역으로 물품을 운송할 수 있다. 속도는 최대 시속 100km다. 무게는 1.75kg까지 전달할 수 있다. 짚의 일 평균 주행 거리는 약 1만km, 누적 비행 거리는 200만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면모는 화려하다. 구글벤처스와 야후를 설립한 제리 양,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설립자인 폴 앨런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누적 투자 금액은 무려 2억3300만달러(약 2519억원)에 이른다. 미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기업 평가액은 12억달러에 달한다. 

짚라인은 같은 해 르완다 무항가 지구에 유통 센터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 당사자는 르완다 정부다. 짚라인은 르완다 국립수혈센터와 운송 테스트를 한 후 서부 지역 21개의 수혈 시설로 혈액을 운반했다. 

2019년엔 가나 정부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인도 언론 더 프린트는 짚라인이 가나의 기지 4곳에서 30대의 드론을 운영하며 서아프리카 2000여개의 보건 시설에 백신, 혈액, 응급 생명 구호 약품을 공급 중이라고 보도했다. 

짚라인은 아프리카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필리핀에도 운송 기지를 건설했다. 영국의 자동차전문지인 탑기어에 따르면 짚라인은 필리핀 적십자와 제휴해 필리핀 전역에 드론을 통한 주문형∙긴급 혈액 공급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필리핀에 3개의 운송 기지를 개설해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도에도 운송 기지를 건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현지 매체 인디언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같은 해 9월 짚라인은 마하라 슈트라 주정부와 자율 배달 드론 물류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코로나는 짚라인의 미국 시장 진출을 앞당겼다. CNBC는 짚라인이 지난해 5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의료센터인 노반트헬스와 계약을 맺고 해당 지역에 개인용 보호 장비와 같은 의료 물품과 약품을 운송했다고 보도했다. 

최초의 자전거 에어백 ‘비세이프’∙보이지 않는 헬멧 ‘호브딩’

미 IT 전문 매체 CNET에 따르면 프랑스 에어백 조끼 제조사인 엘리트(Helite)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자전거용 에어백 ‘비세이프(B’Safe)’를 출시했다. 조끼 형태의 해당 제품은 목과 등, 흉부를 보호하도록 설계됐다. 유럽 표준 개인용 보호장구(CE∙PPE) 2등급을 획득했다. 

조끼 내부와 자전거 안장 밑 프레임에 각각 1개의 충격 감지 장치(센서)를 붙이면 된다. 조끼용 센서에는 위치정보시스템(GPS)과 신체 활동량을 측정하는 가속도계, 스스로 균형을 잡는 기술인 자이로스코프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안장용 센서인 CDU는 자전거의 충격을 분석한다. 이용자가 외부 충격을 받거나 균형을 잃으면 2개의 장치가 신호를 교환하며 상황을 파악한다. 이어 눈의 깜빡임보다 더 빠른 속도인 0.08초 만에 에어백을 자동으로 부풀어 오르게 한다. 이는 충격의 90%를 흡수한다. 

두 장치 모두 배터리 효율이 높다. 에어백에 붙이는 장치는 한 번 충전으로 7일 간 사용이 가능하다. 자전거에 붙이는 장치인 CDU 센서는 유효 기간이 5년 이상이다. 에어백 안의 소형 이산화탄소 용기만 교체하면 재사용도 가능하다. 

이처럼 우수한 기능에 비세이프는 관련 특허를 취득한 뒤 이날 현재 40개국에 진출해 있다. 국내에선 약 5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2021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에 따르면 조끼만으로는 머리를 보호하지 못해 아쉬울 때 스웨덴의 디자인회사 회브딩(Hovding)이 개발한 헬멧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해당 제품도 사고 발생 시 순간적으로 부풀어 올라 운전자의 신체를 보호한다. 

비세이프와 달리 자전거에 붙일 필요 없이 목도리처럼 두르면 된다. 충격감지장치는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충전할 수 있다. 에어백이 작동된 시점을 전후로 사고 관련 정보를 저장해 사고 처리에 객관적인 자료를 얻을 수도 있다. 반응 속도는 0.1초로 비세이프보다 다소 느리다.

국내 기업에선 아직 자전거용 에어백을 출시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자전거 교통 사고가 해마다 늘어나는 만큼 관련 시장 전망은 밝아보인다. 4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자전거 사고 건수는 총 5633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15.3%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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