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충전소 의미 있으려면 2030년은 돼야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전기차는 100% 무공해 친환경차가 아니다. 차량 자체는 가솔린이 아닌 전기로 작동되지만, 충전에 사용되는 전기가 모두 신재생에너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의하면, 국내의 경우 2014년 기준 전기차는 km당 94g의 온실 가스를 발생시킨다. 전기차 이용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서 전원 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을 더 늘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원믹스 비율로 달라지는 탄소 배출량

MIT 에너지 이니셔티브(MITEI, MIT Energy Initiative)의 연구에 의하면, 태양 빛이 강렬한 캘리포니아에서는 전기자동차(EV)를 낮에 충전하는 것보다 밤에 충전할 때 탄소 배출량이 70% 더 많다고 밝혔다. 이유는 캘리포니아의 강한 태양 에너지를 활용한 발전 수단이 공급하는 에너지가 낮에 더 많기 때문이다. 반면, 뉴욕에서는 전원믹스(Electricity mix)에서 원자력과 수력 발전의 비중이 더 높은 밤에 충전하는 것이 훨씬 친환경적이다. 실제로 낮에 충전하는 것보다 탄소 배출량을 20% 절감할 수 있다. 여기서 전원믹스란 전체 전력 생산에서 화석연료 등 비재생가능에너지와 재생가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MITEI 마얌 알바자데(Maryam Arbabzadeh) 박사 후 연구원은 “전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가솔린으로 구동되는 차량보다는 탄소 배출량이 낮지만, 전력 공급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더 높은 시간대에 충전하게 된다면 기대한 만큼의 배출량 저감의 이점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의 보수적인 에너지 그리드 예측치를 가정해본 결과, 전기차를 밤새 충전하면 EV 배출량이 16% 정도 감소하지만, 정오에 충전할 시 50% 이상의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리드한 MITEI 란 밀러(Ian Miller) 연구원은 “재생가능한 에너지가 많이 가동되는 시간대의 전기 요금을 할인하는 방식의 정책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는 전기차 운전자의 차량 충전 시각을 바꾸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태양 빛이 강한 곳은 정오, 미국 중서부와 같이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은 늦은 밤에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이 더 친환경적이다.

이번 연구에는 SESAME(Sustainable Energy Systems Analysis Modeling Environment)이라는 대규모의 모델링 프로그램이 활용됐다. 이는 MITEI가 개발한 툴로, 오늘날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의 탄소 발자국을 평가하기 위해 시스템 레벨의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충전소? 아직 경제성 떨어져

전기에너지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되기에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전력 공급을 조절해야 한다. 전뭔믹스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원자력이나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ESS와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을 통합한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하는 사례도 하나씩 생겨나고 있다. 작년 11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전력시스템연구팀은 ESS와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높인 ‘분산전원-ESS 융합형 전기차 충전시스템 운영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작년 11월 발표한 ‘분산전원 하이브리드형 태양광 ESS 기반 전기차 충전 시스템’ 구성도

그러나 아직은 ESS도 태양광 에너지도 전기차 충전소에 적용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에너지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전기자동차 충전시스템에서의 신재생에너지 활용 방안 연구’에 의하면,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력은 전기차 충전에 사용될 경우, 해당 사업자가 계통한계가격(SMP, System Marginal Price)과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신재생에너지로 생성된 전력을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지 않을수록 해당 수익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연구진은 현재 제도 등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ESS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경제성이 부족하며, 다른 사업 모델 대비 경제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2030년 넘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시스템을 무리하게 도입하는 것보다는 여러 실증사업을 통해 자료를 축적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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