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의 가전 명가 경쟁, 그리고 주목할만한 시선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지난 12월 9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한국전자전(KES2020)은 51회째라는 역사가 무색할 정도로 참가 업체도, 관람객도 적었다. 당초 300개 업체가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165개 업체만 참가했을 정도로 코로나 19의 여파는 컸다. 전시회 개최 바로 전날인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상향 조정(수도권 2.5단계)에 따라, 주최측은 시간당 최대 관람객수를 650명으로 제한하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했다. 

전시회장에는 상명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등의 대학교와 KETI(한국전자기술연구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의 연구기관이 전시장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고,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몇몇 업체를 빼고는 크지 않은 규모로 한국전자전에 부스를 마련했다. 

 

코로나도 식히지 못한 삼성과 LG의 TV 전쟁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 전시회에선 벽걸이용으로 설치하고 그 우측에 스탠드형으로 설치했을 때의 미니어처를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과 '갤럭시 Z 폴드 2'

코로나 19로 전시회장은 한산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경쟁은 불꽃이 튀었다. 우선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였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를 없애고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진정한 자발광 TV다. 특히 800만 개가 넘는 각각의 RGB 소자가 따로 제어되기 때문에 화면의 밝기와 색상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어 4K급 해상도를 갖췄다. 디스플레이 자체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AI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영상 디테일과 밝기, 색상을 제공한다. 화면 속 사물의 움직임에 따라 사운드가 이동하는 OTS Pro 기술도 적용됐다. 하지만 전시장에서는 25mm 두께의 TV를 꽤 넓은 벽면에 TV 덩그러니 붙여놓아서 해상도 등을 실질적으로 비교할 대상이 없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LG전자의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은 65인치에 4K 해상도를 지원한다
LG전자의 'LG 윙'은 짐벌 모션 카메라, 듀얼 레코딩 기능 등을 통해 1인 영상 크리에이터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전자는 CES 2019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던 롤러블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과 163형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MAGNIT)’ 두 종류의 TV를 전시했다. 특히, 롤러블 TV는 화면을 둥글게 말았다 펼 수 있는 플렉시블 TV로 공간의 제약을 없앤 제품이다. ▲65인치 전체 화면을 보여주는 풀 뷰 ▲화면 일부만 노출되는 라인 뷰 ▲화면이 완전히 내려간 제로 뷰 등 3가지 뷰 타입에 맞춰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일부 전문가 집단에 팔리긴 했지만, 한 대를 제작하는 데 80일 정도 소요된다고 하니 아직까지 상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작지만 강한 기술력으로 승부한다

라이다(LiDAR) SOS LAB(이하 에스오에스랩)은 이번 전시회에서 65건의 특허 출원(2020년 6월 기준, 30건 등록)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라이다 센서를 선보이면서 주목받았다. 이 회사의 라이다는 에스오에스랩은 지난 1월 투자유치 누적 자금이 299억 원을 넘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인정받는 기업이다. 에스오에스랩 관계자는 “2~3년 전에는 라이다 한 대 가격이 5000달러가 될 만큼 비쌌고 크기도 컸기 때문에,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가 자율주행차에 라이다 장착을 꺼렸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올해는 라이다 한 대 가격이 800달러로 떨어지고 크기도 당시보다 반의 반 정도로 작아쳐 이제는 라이다를 안 쓸 이유가 없어졌다. 그래서 내년부턴 웬만한 자동차에는 다 라이다가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스오에스랩은 향후 R&D 단계를 넘어 글로벌 업체와의 차량용 평가를 마치고, 2022년부터 파트너사와 함께 공식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에스오에스랩이 자체 개발한 라이다(LiDAR) 센서를 차량 앞에 탑재한 모습. 사진 위쪽에는 라이다로 촬영한 측정한 값이 실시간 화면으로 나오고 있다

마이브(MaiV)는 거리의 한계를 극복한 2인용 전기차 M1, M2를 선보였다. 마이브의 전기차는 한 번 충전하면 100km를 달릴 수 있는 소형 전기차로, 배달, 출퇴근, 시골마을 주행 용도로 나온 제품이다. 최근에는 고향 부모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자녀들이 많이 찾는 모델이라고 한다. 마이브 박태수 사장은 “한 번 충전하면 100km를 가지만 히터나 에어컨을 사용하면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탈부착이 가능한 보조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시스템은 보조 배터리를 다 쓰고 나면 충전기에 집어넣는데, 이때 충전기가 배터리 용량을 체크해서 과금을 정하면, 운전자는 돈을 지불하고 충전이 완료된 보조 배터리를 빼가면 되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방식으로 전기차를 충전하면 2~3분이면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단, 마이브는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삼성전자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으나, 차체는 국내 생산 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중국업체에 생산을 맡기고 있다. 

마이브의 초소형 전기차 M1, M2
마이브는 차량 뒤편의 짐칸 바닥 공간에 보조 배터리를 설치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다 쓴 보조 배터리는 마이브 스테이션(MaiV Station)을 통해 충전할 수 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