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조명의 기자]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와 아세안 10개국 등 총 15개국은 11월 15일 열린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 정상회의에서 협정안에 최종 서명했다. 이는 2012년 협상 개시가 선언된 이후 약 8년 만의 결실이다. 

이번 협정은 무역 규모, 국내총생산(GDP), 인구 측면에서 전 세계의 약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이자 한국이 일본과 맺은 최초의 자유무역협정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기체결 자유무역협정 대비 문화서비스 분야 추가 개방 현황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그동안 31차례의 공식협상에 적극 참여해 문화서비스 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권(저작권) 규범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RCEP를 통해 주요 콘텐츠 수출국인 일본, 동남아 국가의 게임, 시청각, 관광 시장을 추가 개방하는 한편, 저작권 보호를 위한 역내 규범을 정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종 협정안에서 일본은 시청각 후반제작·방송 분야를 제외한 문화서비스 시장을 전면 개방함으로써 가장 높은 자유화 수준을 보였다.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다수의 동남아 국가 역시 서비스무역의 자유화를 높이기 위해 온라인을 통한 게임서비스 공급, 애니메이션·텔레비전 프로그램·음반 제작 투자, 여행·숙박업 투자 등을 추가적으로 개방했다.

FTA를 통해 시장이 개방되면 향후 상대국의 자의적인 규제 도입이나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대우를 방지하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자유무역협정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일본·필리핀·말레이시아 등으로 게임을 수출하던 국내 기업의 경우 현재는 해당 국가의 수입정책 변경, 규제 신설 등에 따라 경제적 타격을 받게 되지만, RCEP가  발효될 경우 개방이 약속된 분야에 대해서는 상대국의 자의적인 규제를 방지하고 안정적인 수출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번 협정에 참여하는 국가는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의 약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협정 발효 시 국내 콘텐츠 기업의 시장 진출과 한류 지속 확산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한-아세안(ASEAN) 자유무역협정에서는 아세안 회원국들 간의 제도적 차이로 인해 지식재산권 관련 내용이 일반적 협력 수준에 그쳤으나, 이번 협정에서는 참여 국가들의 특성을 고려해 회원국에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저작권 보호의 근거가 되는 규범들을 도출해냈다. 
                    
또한 세계지식재산기구 저작권조약(WCT), 세계지식재산기구 실연음반조약(WPPT) 등 저작권 관련 국제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협정 참여국에서도 위 조약들에 상응하는 수준의 저작권·저작인접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협정의 큰 성과다. 협정에 참여한 국가들이 한류 콘텐츠의 주요 소비국이기도 한 점을 감안할 때, 지식재산권 침해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조항을 포함한 이번 협정은 한류 콘텐츠의 안정적인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는 ▲민형사 구제를 디지털 침해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명문의 규정을 마련해 온라인 환경에서의 한류 콘텐츠 침해에 대한 구제 근거를 마련한 점, ▲ 집중관리단체들의 투명한 장부 기재와 저작권료의 상호 송금 노력 의무를 명문화해 해외에서 소비되는 우리나라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료 수령 가능성을 높인 점, ▲ 온라인 침해 방지를 위한 정보 교환에 협력할 의무 조항을 신설해 협정 국가에서의 저작권 침해 대응의 발판을 마련한 점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문체부 박양우 장관은 “15개국이 최종 서명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회원국 내 한류 콘텐츠 진출 환경을 개선하고, 수출 기업에 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문체부는 앞으로도 한류 확산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양자·다자 자유무역협정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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