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여 원 투자 유치’ 김진용 뉴플로이 대표 인터뷰

[테크월드=이혜진 기자] 사용자는 노동자를 성실성을 이유로 해고할 수 없다. 그럼에도 노동자가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한 뒤 받는 사용자 측의 ‘답변서’엔 관련 내용을 과장하는 경우가 많다. 법적으론 의미 없지만 노무사, 노동위원 등의 주관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기 위해서다. 이에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 시간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송곳 끝 같이 좁은 법원의 판단 지표에 부합하긴 어렵다.

지난달 만난 김진용 뉴플로이 대표는 “자사의 직원 출퇴근 관리 앱 ‘알밤’을 이용하면 노동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근무한 시간을 근거 자료로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직원 ‘감시’용으로 쓰는 출퇴근 관리 서비스가 오히려 직원에게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블루투스 신호를 내보내는 알밤 기기 근처에서 앱을 실행해 출퇴근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돼 지문 인식 방식의 서비스보다 사용하기 편하다. 더 안전하기도 하다.  

인사 부서 직원에게도 알밤은 유용한 서비스다. 일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그는 “근태 관리, 근무 기록, 쉬는 시간, 유연 근무제 등 수십가지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승인해주고 기록을 남기는 일들이 자동화된다”며 “그런 일에 들이는 시간을 줄여 생산성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출퇴근 기록을 바탕으로 고용 형태와 각종 추가 수당을 반영해 급여를 계산해 주기도 한다. 이에 알밤으로 계산되는 월 평균 급여는 무려 400억 원이 넘는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김진용 뉴플로이 대표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 13만명이 넘는 사업자가 알밤을 이용 중이다. 부정적인 피드백이 있었나.

초반엔 엄격한 출퇴근 관리 서비스에 거부감을 가진 고객사 직원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직원의 한 주 근무 시간이 52시간에 가까워지면 관리자에게 알림이 떠 지난해부터 주 52시간제가 도입에 따라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이 많다.

- 알밤은 과거 KDB산업은행이 주최한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서비스다. 또 서비스 해지율이 3% 내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해지하는 사람들은 왜 해지하나.

사업자가 폐업을 하는 경우가 있다. 써 보고 안 맞아서 해지할 수도 있다. (고객 만족에 있어서) 100%를 구현할 수는 없으니까.

- 알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인가. 또 국내와 해외 중 어디 매출이 더 많은가.

알밤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0% 정도다. 해외보단 국내 매출이 훨씬 많다. 그래도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인바운드 마케팅을 한 결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 일본, 프랑스, 영국 등에서도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있다.

- 원래 월 사용료로 9900원을 받다가 지난해 3월부터 소상공인에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니 놀랍다. 무료화는 고객 확보 차원에서 진행했나.

전략적인 차원에서는 그런 측면이 있다. 한편으로는 제가 삼성전자 연구원을 그만두고 자영업을 해보니 얼마나 힘든지 알겠더라. 그래서 자영업자들에겐 무료화하자는 생각을 했다. 자영업자는 아니지만 9월 말 부산 YWCA에서 부득이하게 서비스를 그만 쓰게 되면서 저희 서비스 지원팀으로 감사하다는 내용의 손 편지와 비타민 캔디를 보내왔다.

최근 부산 YWCA에서 보낸 감사 편지. 회사는 지난 7월 사명을 '푸른밤'에서 '뉴플로이'로 변경했다.

- 소상공인 말고 법인으로부터는 한 달에 얼마씩 받고 있나.

보통 직원 한 명당 1400원 정도를 받는다. 그런데 ‘케이스 바이 케이스(사안에 따라 다름)’다. 업체 측에서 네고(에누리)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풀무원과 BGF휴먼넷, KT 계열사 등처럼 (고객사의) 직원이 수천 명 단위인 경우도 많아 매출이 나온다.

이들 회사 중 특히 풀무원은 우리의 가장 오래된 고객사이기도 하다. 사실 인천공항 면세점의 한 절반 정도가 저희 고객사인데 공개할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이다.  

- 관련 시장의 성숙도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ss)가 가장 발달된 곳은 미국이다. 우리나라는 시장의 발전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집계할 수 있을 만큼 시장이 크진 않다. 아직 시장이 크진 않아도 우린 신뢰성을 바탕으로 업계에서 입지를 쌓아왔다. 여기서 신뢰성이라는 것은 근로자의 출퇴근 기록에 대한 신뢰성을 말한다. 사실 근무 기록은 근로자가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기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고객들 중 관련 기록을 투명하게 기록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때 신뢰성 싸움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처럼 수많은 고객을 상대로 오랜 기간 서비스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이런 케이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다.

- 신뢰성에 대한 특허가 있나.

그렇다. 신뢰성을 저해하는 시도들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감지하는 기술과 관련된 특허다. 근무 기록 조작 등 이상한 시도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다.

- 서비스를 출시할 때 부딪혔던 벽은.
요즘이야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제대로 체크하는게 당연하지만 처음 서비스를 출시한 때인 2014년만해도 그런 개념 자체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고객과 투자자를 설득하기 힘들었다. 스타트업이라 마케팅 비용이 엄청난 것도 아니고, 영업사원이 많은 것도 아닌데 기회가 되는 곳이 있으면 다 찾아가서 설명하고, 설득하고, 이런게 초창기에 힘들었다.

김 대표가 직원들에게 사업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뉴플로이

- 그런데 아예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렇다. 저희는 방법을 좀 달리 한 것이다. 지문 인식 말고 앱으로 하는 서비스는 저희가 처음 시작했다. 그런데 저희가 출퇴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하려고 했던 회사는 아니다. 급여 계산 서비스를 자동화하려다 보니 출퇴근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 먼저 시작했던 것이다.

- 그래서 2017년 급여 자동 계산 서비스를 출시했고 최근 한 달 사이에만 새로운 서비스가 2개나 출시됐다. 올 연말엔 대학생, 주부 등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이 알밤에 축적된 근무 이력을 대안 신용평가 데이터로 삼아 소액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나온다. 어느 은행과 추진하고 있나.

국민은행과 가장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해왔다. 은행 입장에선 금융을 처음 시작하는 젊은 세대들을 고객으로 많이 끌어들이려고 하는데 그들의 금융 거래 내역이 많이 없다 보니까 저희가 그 사람이 어떤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이라는 데이터를 보여주면 1금융권에서 대출을 못 받던 사람이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 재직자라는 이유만으로 돈을 꿔줄 것 같진 않은데.  

저희 서비스를 쓰는 사업장의 어떤 직원이 회사에서 급여를 몇 개월 이상 벌고 특정 금액 이상 돈을 벌 경우 그 데이터를 믿고 소액을 빌려준 뒤 다음달에 갚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대출을 받아도 신용도에 악영향을 받긴커녕 1금융권과 거래 실적이 쌓여 오히려 신용도가 올라간다.

- 그런 서비스를 여기서 먼저 은행에 제안했나. 아니면 은행에서 하자고 했나.

해외에 성공 사례가 많다 보니 제가 작년에 1금융권의 모든 은행 관계자를 다 만나봤다.

김 대표가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뉴플로이

- 이미 사례가 많은데 국내에선 아직 도입되지도 않았다는 것이 좀 그렇다.

우리처럼 많은 고객이 있는 회사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와 사업을 진행하는 비용 자체도 낮고.

- 코로나가 사업에 미친 영향은 없나.

 

올해 초 국내 최초로 근무 이력을 바탕으로 한 가불 서비스를 출시하려 했다. 그런데 하반기로 좀 미뤄졌다. 그래도 회원수가 줄어들거나 하진 않았다.

 

- 어쨌든 이런 여러 서비스들에 대해 벤처캐피탈에서도 회사를 좋게 봤을 것 같다.

처음엔 벤처캐피탈로부터 4억원을 받았고, 그 다음엔 18억원을 받았고, 이어 20억원 넘게 받았고, 작년에 누적으로 40억원가량 받아서 총 95억원을 받았다. 투자를 단행한 업체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등 10여 곳이다.

- 그럼 지금 시리즈 B 단계에 와 있나.

그게 좀 애매하다. 어떤 회사는 라운드를 A, B, C, D 이렇게 올리고 어떤 회사는 클래스 시리즈A, 시리즈A, B 1라운드, B 2라운드 이렇게 올린다.

사진 제공=뉴플로이

- 기업 문화가 궁금하다. 스타트업에 대한 편견일 수도 있는데 스타트업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급여는 부족하지 않게 주고 대신 일이 몰릴 땐 야근을 해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있다. 여긴 어떤가.

야근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혹시라도 저희가 야근을 하면 야근하는 만큼 환산해서 휴가로 되돌려주는 문화를 갖고 있다. 특별 휴가를 상반기, 하반기에 연간 두 번 드리기도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일찍 출근한만큼 일찍 퇴근하는 시차 출퇴근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알아서 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긴 하다.

- 롤모델이라고 할 만한 기업이 있다면.

미국의 급여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인 구스토(Gusto)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업 가치가 6조 7000억 원에 달한다. 저희가 하려는 것을 가장 먼저 했고 가장 잘하는 회사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