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리는 중국에 대응해야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현재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은 LCD를 장악한 중국 기업과 대형 OLED를 주도하는 한국기업으로 양분돼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와 금융 당국의 지원에 힘입은 중국 기업 중소형 OLED를 중심으로 속속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4~5년 내에 OLED 패널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한 한국 기업과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대세를 이룰 OLED와 폴더블 디스플레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ekts and Markets)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은 2019년 1377억 달러에서 2024년 1677억 달러로 연평균 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Kbv 리서치는 평면 디스플레이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2020년부터 2026년까지 9%의 높은 연간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Kbv 리서치는 그 근거로 자동차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높은 수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OLED 디스플레이 장치에 대한 수요, 교육 분야에서의 대화형 터치 기반 장치의 채택 증가로 이 시장이 촉진될 것으로 분석했다. 

해상도가 높고 응답시간이 빠른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 디스플레이, 스마트 미러, 스마트 가전, 마이크로 LED, 퀀텀닷(QD)과 같은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과 AR·VR HMD,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스마트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세그먼트 등에서 높은 성장기회가 포착되고 있다. 

대한민국 기술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LG디스플레이의 롤러블 OLED

곡면 패널(Curved Panel)은 엔터테인먼트, 게임, 디자인, 자동차, 제조 등과 같은 응용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따라서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TV, 모니터,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다만 시장 주체들은 디스플레이 제품 카테고리에서 플렉시블(Flexible) 패널 디스플레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롤러블(Rollable) 패널이 향후 6년간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유사하게 DSCC는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 패널의 매출이 향후 5년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2025년 6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니게 될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보편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UBI 리서치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OLED의 CAGR이 15.6%로 매우 높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에서 OLED 디스플레이 수요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은 에너지 효율, 햇빛에 노출된 야외에서의 가독성, 선명한 색상과 화질, LCD보다 용이한 재활용성 등이 있다. 

2019년과 2023년의 플렉시블 OLED의 글로벌 시장 매출 전망 (단위: 십억 달러)(자료=UBI 리서치)

LCD는 중국 업체의 강세가 이이지고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 Force)이 지난 3월 24일 발표한 2020년 2월 TV 패널 제조업체의 출하량을 살펴보면, CSOT가 3726장으로 1위, BOE가 3460장으로 2위, HKC가 2605장으로 3위로 중국업체가 1~3위를 싹쓸이했다. 한국 업체로는 삼성디스플레이(SDC)가 2055장으로 5위, LG디스플레이가 1983장으로 6위를 기록했을 뿐이다. 

LCD 벗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입는다

이처럼 OLED의 수요가 증가하고 LCD 시장은 중국업체가 장악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제로도 LCD의 매출은 급감하고 있다. DSCC와 스태티스타가 분석한 지난 3년간(2016~2019년) 삼성디스플레이의 LCD와 OLED의 매출 변화를 보면, OLED는 위아래로 요동치지만 전체 추세는 상승세를 타는 반면 LCD 매출이 급감 중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16~2019년까지 OLED와 LCD의 매출 변화(자료=DSCC, 스태티스타)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8월 말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LCD 생산라인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TCL 테크놀로지에 10억 8000만 달러 규모로 팔았다. 더불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0월 10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신규 투자와 상생협력 협약식’을 갖고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에 생산시설 구축과 연구개발에 대해 총 13조 1000억 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에서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QD를 기반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LCD 분야의 인력의 QD 분야로 전환 배치하는 한편, QD 재료 연구와 공정개발 전문 인력도 신규로 채용하는 등 향후 5년간 약 8만 1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QD 디스플레이는 OLED를 비롯한 물질들이 빛을 내고 이 빛을 받아 퀀텀닷 화소가 색을 재현하는 방식의 기술로, 색 재현력과 명암비가 뛰어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8월 29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OLED 패널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공장은 축구장 10개 크기인 7만 4000 평방미터 대지 위에 연면적 42만 7000평방미터 규모로 조성됐다. 앞으로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에서는 고해상도의 55, 65, 77인치 등 대형 OLED를 주력으로 월 6만 장 생산을 시작하고 2021년에는 최대 생산량 월 9만 장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 7월 23일에는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2019년 7월 23일에는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OLED에 3조 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투자를 통해 OLED 중심으로 TV 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고 OLED 대세화를 이끈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생산라인에 장비를 반입하는 것이 목격됐다. 

뿐만 아니라, 돌돌 말고 펼 수 있는 롤러블 OLED 패널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지난 10월 20일에는 올해 대한민국 기술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65인치 롤러블 OLED 패널을 탑재한 TV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LG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건 아니다. 지난 7월 23일 2020년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의 확대 영향으로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의 IT용 LCD 패널이 전체 매출의 52%를 기록했다. 따라서 LCD 사업은 차별적 경쟁력을 갖춘 IT용 패널을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회요인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OLED 도전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LCD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으로 지방 정부와 금융기관이 양대 축으로 나서면서 막대한 보조금을 살포해 왔고, 결국 한국업체들을 굴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LCD뿐만 아니라 OLED에서도 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지방 정부와 금융기관은 공장 건설 단계부터 비용의 30~50% 보조금을 지원하고, 생산량 증대 단계에서도 국책 은행을 통해 보조금을 지급한다. 따라서 중국 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자금은 총 투자액의 20%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중국의 OLED 생산라인은 18개에 달한다.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의 OLED 추격이 만만치 않다. BOE는 2020년 상반기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4000만 개 이상의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상반기에는 6세대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약 1600만 장 출하한 상태다. 만약 연간 목표대로 올해 4000만 장의 OLED를 출하한다면 지난해보다 135% 증가한 실적을 올리게 된다. 

지난해 7월 BOE는 6세대 플렉시블 AMOLED 생산라인 양산체제를 달성했다(출처=www.boe.com)

지난 9월 21일 KDIA(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BOE가 애플에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 공급 계약 체결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몐양(绵阳) 시에 위치한 BOE B11 공장에서 생산된 400만 개의 패널을 테스트를 위해 미국 애플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BOE 내부에서 일명 ‘애플 생산라인’으로 불리는 몐양 BOE의 플렉시블 AMOLED 생산라인 (B11 공장)은 총 465억 위안(약 7조 9782억 원)을 투자해 건설한 생산라인이다. 

CSOT는 지난 6월 22일 300억 엔(약 3382억 원)을 JOLED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JOLED는 OLED 디스플레이의 연구·개발,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주요 사업 분야로 갖고 있는 일본 디스플레이 전문 업체다. CSOT와 JOLED는 지난 3년간 잉크젯 프린팅 OLED 분야에서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양사는 산화물반도체, 프린팅 OLED 기기, 프린팅 공정기술, 잉크 재료, IR-Drop, 플렉시블, 보정(compensating) 방면에서 특정 규격의 리지드와 플렉시블 대형 디스플레이 제품을 연구·개발해 왔으며, 특히 프린팅 OLED 플렉시블 기술 분야의 기술 연구개발능력과 양산능력을 축적해 왔다. 

올해 3분기 LCD 패널 가격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 등에 대비해 세트업체들이 패널 구매를 늘리면서 상승했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가 많아지면서 OLED와 LCD TV 수요 모두 급상승했다. 이를 증명하듯, 트렌드포스는 지난 9월 21일 TV 패널 가격 상승률이 30%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에릭 치우(Eric Chiou) 트렌드포스 리서치 부사장은 대형 패널 공급이 4분기에 0.2%에 불과해 수요 초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특정 패널 애플리케이션의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TV 패널의 가격이 4분기에는 10%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중단하려던 LCD 사업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LCD 사업이 LG디스플레이의 캐시카우(자금젖소, 성장성은 낮으나 수익성은 높은 산업)인 만큼, 당장 놓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향후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업체가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기술 경쟁력을 가진 OLED와 롤러블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