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오피스나 모바일 시장에 비해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이유

[테크월드=이혜진 기자] ‘자동화’와 ‘비대면 서비스’가 업계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식당, 카페와 같이 일상적인 업종부터 시작해서 공장, 제조업, 물류까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 속도는 더욱 가속화됐다.

그 가운데 산업용 PC는 비대면과 자동화의 기반이 되는 요소로, 디지털 전환의 중추와 같은 역할을 한다. 디지털 전환이 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적용되며, 때문에 일반 컴퓨터나 모바일에 비해 시장 크기 자체가 작다고 해도 절대 간과할 수 없다. 이번 테크웨이브에서는 산업용 PC와 시장 구조, 분야와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산업용 PC, 일반 PC와 어떻게 다른가?

산업용PC란 일반 오피스용(OA, Office Automation) PC와 달리, 산업 현장에 사용하기 최적화된 PC를 말한다. 사양이나 OS(Operating System)는 일반 오피스용 PC와 동일하다. 하지만, 내구성이나 신뢰성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오피스용 PC는 보증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에 그치는 반면, 산업용 PC는 보증기간이 10년에서 15년 정도다. 즉, 산업용 PC의 보증기간이 월등히 길다.

일반적인 산업용 PC의 큰 특징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뢰성과 내구성이 일반 PC에 비해 높다. 먼저, 하나의 보드에 모든 것이 들어가 있는 올인원(All-in-One) 설계로 돼 있어 확장이나 유지보수가 쉽다. 또한, 충격이나 진동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체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안정적인 전원공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확장이나 호환성 등도 산업환경마다 요구하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산업용 PC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특징 중 하나다.

맹주 지역 북아메리카, 그 뒤를 추격하는 APAC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의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산업용 PC 시장은 44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하고, 2025년에는 57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해, CAGR(연평균 성장률) 5.4%를 기록할 전망이다. 단, CAGR은 코로나19 여파와 비대면 활동의 발달로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용PC 시장의 성장은 IoT 시장과도 연관이 있다. 기존 제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산업용PC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마켓앤마켓은 IIoT 시장과 산업용 PC 시장이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표명하고 있으며, 이 둘은 비슷한 증감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용PC 시장을 가장 많이 점유하고 있는 지역은 북아메리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은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북아메리카 기업은 산업용 PC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으며, 때문에 시장을 더 많이 점유할 수 있었다. 또한, APAC 지역의 경우에는 중국과 인도에 대규모 생산기지가 있어, 그 성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APAC은 급속한 산업화와 에너지, 전력 분야에 대한 인프라 투자 확대, APAC 산업용 PC 시장 진출을 부추기는 정부 정책 호조 등으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레노버 관계자는 “미국 등 이미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거나 경제성장률이 비교적 낮은 선진국에서는 산업용 PC 시장의 규모는 큰 반면, 성장률은 낮은 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레노버는 전통적인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더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AR/VR, AI, 엣지컴퓨팅 등에 대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APAC 시장에서는 사회기반 시설과 인프라 구축이 아직 필요한 상태이며, 선진국 대비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단, 한국은 APAC 시장에 속하나, 사회기반 시설과 인프라 구축이 완료된 독특한 사례다. 

한편, 산업용PC 시장은 다른 일반 오피스용 PC 시장이나 모바일 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며, 성장률도 타 시장에 비해 크지 않다. 그만큼 대중적이지 않고 소비자가 한정된 시장이다. 하지만,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으며, 특정 업체들이 시장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적용 분야

산업용PC가 사용될 수 있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디지털 전환이 이뤄질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에, 적용될 수 있는 범위도 다양한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분야가 ▲자동차 ▲석유·가스 ▲항공우주·방산 등 특수분야 ▲화학 ▲에너지 등이다.

자동차
자동차 제조업체는 대부분 극한의 작업 환경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가동시킬 수 있는 견고한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산업 표준을 준수하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품질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으며, 고급 자동차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면서 자동차 산업에 적용되는 산업용 PC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석유·가스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유가 변동으로 인해 석유·가스 산업의 구조도 재편되고 있다. 실제 몇몇 석유 가스 업체들은 환경 규제를 준수하면서 생산 비용을 줄이고자 새로운 기술 도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석유·가스 공장 내 자동화 기술이 도입되면서 산업용 PC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해당 공장의 경우 극도로 험난한 제조 환경을 갖추고 있기에, PC 교체 주기도 짧아 수요는 더욱 높다.

항공우주·방위 산업
항공우주·방위 산업 분야의 경우, 제조 공정이 본질적으로 복잡하다. 때문에 업계는 우수한 운영을 위해 집중하고 있고, 다양한 업종에 걸쳐 협업하고 있다. 특히, 해당 제조업체들은 생산주기 단축과 제품의 품질 개선, 공장 최적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다수의 국가 정부도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업계와 국가가 집중하고 있는 산업 분야인만큼, 항공우주·방산 산업용PC 시장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
화학 제조 시 공정의 복잡성은 총 원자재와 완제품을 취급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화학 산업에서 온도나 압력, 기후 변화 등 미세한 환경적 변화에 기기가 영향을 받는다면, 생산량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내구성이 좋고 신뢰성이 높은 산업용PC는 화학 산업에서도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용 PC는 스마트 에너지 관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급속한 산업화로 세계 전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때문에 지속적이고 충분한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산업용PC는 발전용 자원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발전 과정도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이다. 때문에 에너지·전력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안전성과 신뢰성, 효율을 높여 발전소의 전반적인 성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용PC 시장의 모습은?

1, 2분기 산업용 PC 시장은 비대면 서비스와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함께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관련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탑재되는 산업용PC의 수요도 증가한 것인데, 실제로 미리 대량으로 선주문을 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재가 3분기까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업이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고, 이전과 같은 경제 활동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IT 관련 업종이라면 전부 굴곡 없이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다소 단편적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산업용 PC는 어디든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산업용 PC 제공업체 A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됐는데, 이 서비스는 사라지지 않고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식당에서의 서빙, 카페 등 비대면 서비스는 생활 어디에도 적용될 수 있는데, 이런 모든 곳에 산업용 PC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그 미래가 어둡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근무환경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기업 10곳 중 9곳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재택근무를 시행 중인 기업의 약 50%는 생산성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디자인, 설계, 분석 등 고사양 워크스테이션을 사용하는 전문가들도 재택근무를 하는 환경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며,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의 수요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데스크탑형 워크스테이션을 구매 예정이던 여러 기업에서는 뉴노멀로 자리잡은 재택근무 시행을 위해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을 구매한 바 있으며, 이에 더해 리모트 워크스테이션 솔루션의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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