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이혜진 기자] 모바일 결제 확산에 따라 중국에서 지폐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왼쪽)와 2024년(오른쪽) 중국 결제 수단 점유율을 비교한 그래프.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최근 발간한 ‘디지털 시장 전망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4년 중국 결제 시장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5%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7.1%보다 4배 이상 급감한 수치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사용률도 18.5%에서 4.4%로 4배 넘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 지갑(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는 비중은 65.4%에서 82.8%로 20% 가까이 늘어난다고 추측했다. 두꺼운 지갑 대신 ‘스마트폰 지갑’에 돈을 미리 넣어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유럽 시장이 26.0%에서 30.6%로 소폭 상승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애널리시스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규모는 약 56조2000억위안(9682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알리페이의 점유율은 55%, 위챗페이가 39%다. 

지난해 중국 IT 기업 텐센트는 연례 보고서에서 위챗페이의 사용자 수가 8억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 1위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인 앤트그룹(알리바바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알리페이는 사용자가 9억 명에 이른다. 중국 거지는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로 구걸한다는 농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중국에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빠른 스마트폰 보급 속도와 더딘 신용카드 보급 속도에 있다. 스태티스타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지난해 스마트폰 보급률은 61.7%로 66.1%를 기록한 프랑스의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낮은 신용카드 보급률에 대해 지난 5월 미국 IT 매체 페이먼츠소스는 “역사적으로 중국인들은 부채를 싫어했다”며 “중앙 정부에서 개인에게 부여하는 신용 등급이 없어 소비자가 재산이나 기타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지 않는 이상 신용 카드를 얻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 지점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수가 인구 대비 부족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스태티스타는 미국의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가 2024년 과반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같은 해 미국 결제 시장에서 전자 지갑이 차지하는 비율은 53.2%로 지난해 35.2%보다 20% 가까이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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