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해석하는 창의적인 지표, AI가 만들어낼까?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미술품은 작화 기법, 역사적인 배경, 작품이 담고 있는 이야기 등을 통해 여러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미술의 역사는 대개 한 시대에 유행하는 작풍으로 분류되거나 시기가 결정된다.

 

여기서 시대별, 비슷한 기법별 그림이 아닌 온전히 작품의 ‘구조’를 비교한다면 어떨까? MIT의 한 연구팀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이용해 고정관념 없이 작품의 구조적 통일성을 찾는 방법을 공개했다.

 

사람과 백조가 닮은꼴?

MIT 컴퓨터 과학·인공지능 연구소(CSAIL)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암스테르담의 레이크스 미술관에 있는 그림 간 숨은 연관성을 찾기 위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에 기반한 이미지 검색 시스템 ‘MosAlc’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속에서 다른 문화, 작가, 방식으로 구현됐지만 ‘비슷한’ 작품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연구팀이 영감을 받은 두 작품은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Francisco de Zurbarán)의 ‘성 세라피온의 순교(The Martyrdom of Saint Serapion)’와 얀 아셀리진(Jan Asselijn)의 ‘백조의 변모(The Threatened Swan)’다.

 

연구팀이 영감을 받은 작품인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의 ‘성 세라피온의 순교’(좌)와 얀 아셀리진의 ‘백조의 변모’(우)

MosAlc 시스템을 연구한 마크 해밀턴(Mark Hamilton) 박사 연구생은 두 작가가 평생 서로 편지 한 통 주고받지 않은 일면식이 없는 사이지만, 작품의 기본적이고도 잠재적인 구도가 공통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장 비슷한 매칭을 위해 새로운 이미지 검색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청백색 드레스 그림과 가장 비슷한 악기는?”과 같은 질문을 하면 알고리즘이 ‘청백색 도자기 재질의 바이올린’ 이미지를 찾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그림의 패턴만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네덜란드와 중국의 도자기 무역에 대한 문화적 배경과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해밀턴은 이미지 검색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들은 기본이 되는 이미지와 의미상으로 유사한 이미지를 찾을 수 있으며, 이는 역(Reverse) 이미지 검색 엔진 등에서 중추신경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시스템으로 인해 시각적 세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의 명화 분류 방식

MosAlc는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는 사용자가 관심을 가지는 매체, 문화 속에서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비슷한 툴로는 구글의 ‘X Degrees of Separation’이 있다. 이는 두 작품의 연관성에 대한 경로를 찾아내는 반면, MosAlc는 분석을 위해 하나의 이미지만을 요구한다는 데 있어 차이가 있다.

해밀턴은 개발한 알고리즘이 색, 스타일의 유사성이 아닌 의미, 테마의 유사성을 찾기에 알고리즘에 있어 발전이 상당히 어렵다고 말한다. 해당 연구에는 앞서 말한 미술관과 같이 일반인에게 개방된 예술 작품 자료를 딥 네트워크(Deep networks) 자료로 이용한다.

연구팀은 MosAlc를 위해 ‘Conditional KNN tree’ 이미지 검색 데이터 구조를 사용했다. 이는 나무 형태 구조로 비슷한 이미지를 그룹화한다. 처음에는 나무의 몸통, 그다음 비슷한 가지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원본과 가장 비슷한 이미지를 찾을 때까지 해당 방식이 반복된다. 이 분류 체계에는 특정 문화, 작가 컬렉션 등의 기존 체계들이 적용돼 보다 신속하게 답을 찾아낸다.

 

MosAlc은 오스트리아의 세라믹 작품 ‘Standing woman’(좌)와 지역 미상의 악기 공예품 ‘Handbell’(우)을 비슷한 작품으로 매치했다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람의 영역으로 남을 것 같지만, 더 많은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눈이 있다면 그 시야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

MIT CSAIL이 공개한 알고리즘은 기발한 아이디어만으로는 사람이 실현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가능하게 만든다. 어쩌면 미술, 음악 등의 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AI)이 도입되면, 앞으로는 사람이 추상적인 분류 지표를 알 수는 있지만, 인공지능만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분류 체계로 들어설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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