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력유출 방지 위해 중장기 대응방안 필요
김성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DSCC에 따르면, 중국의 2020년 LCD 시장 점유율은 56%에 달하고, 2021년에는 6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인 BOE의 왕동성 전 회장이 이끄는 에스윈에서 삼성전자의 사장까지 지낸 디스플레이 전문가를 영입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중국의 샤오미가 OLED TV 출시를 예고하기도 하는 등 국내 디스플레이의 주력 분야인 OLED에도 중국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 위기를 극복하고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와 업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김성진 상근부회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협회의 사업 영역과 역할, 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협회의 노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김성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Q. 대한민국이 OLED 강국이면서도 중국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만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역할은 크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추진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협회의 설립 목적은 디스플레이 업계의 유대강화와 공동이익을 도모하고, 디스플레이산업의 종합적인 발전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협회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를 정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정부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업계 내 애로사항 해소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미래 디스플레이에 대한 R&D 기획과 신시장·신기술 창출을 위한 기술교류회 등을 지원하고, 환경안전 규제와 투자 세액공제 등 업계 애로사항을 해소함으로써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디스플레이 전문인력양성 교육과 중소기업 취업연계, 국제 표준화 제정, 대중소 상생활동 등 산업 인프라 강화, 전시회와 무역상담회 등 해외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초청 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

Q.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서는 ‘디스플레이산업 진단과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 연구과제와 ‘디스플레이 업계 대상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등 디스플레이 업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활동들의 목적과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협회는 디스플레이산업 진단과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환경 하에서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의 현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연관 역할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협회는 현 위기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하고, 패널 기업뿐만 아니라 소부장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과 아젠다를 도출해, 한국이 글로벌 디스플레이산업을 지속해서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정부는 기업의 사업재편과 신 산업 진출 지원 등을 위해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을 마련했는데, 해당 제도의 활용 촉진을 위해 디스플레이 업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 하는 등 기업의 경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기회를 적극 활용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대상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설명회

Q. 지난 6월 12일에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선임되신 것 축하드린다. 그동안 행정고시를 거쳐, 지식경제부, 산업통상부 등 정부 주요 부처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이런 경력을 활용해 협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

디스플레이산업이 중요한 변곡점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으로 취임해 어깨가 매우 무겁지만, 디스플레이 업계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다. 특히, 지식경제부(現산업통상자원부) 부품소재총괄과에 근무하는 동안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 소재, 부품에 대한 R&D를 진행했고, 해외에 의존하는 핵심 품목들에 대한 시장점유율,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우리기업의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한 바가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QD, OLED 등 미래 디스플레이 개발과 디스플레이 소부장 자립화 등을 위해 협회가 나아갈 방향을 수립하고, 미래기술 선점, 공급처 다변화, 상생 협력 등으로 업계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 또한 지역경제 육성을 위한 업무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기업이 다수 위치한 파주와 충남 지역 클러스터 육성에도 힘쓸 예정이다.

 

Q.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의 저명인사가 중국행을 결정했다가 여론의 뭇매로 철회된 일이 있었다. 이 외에도 알게 모르게 한국 기술인력의 국외유출, 특히 중국으로의 유출이 심하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중국은 디스플레이산업 성장을 위해 한국 기술인력을 지속 스카우트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3~4배의 연봉과 주요 요직을 제시하고 거주지 제공 등 부가적인 복리후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기술인력의 유출이 중국 디스플레이산업의 급성장 요인 중 하나로도 볼 수 있다. 핵심인력유출 방지를 위해 민관 공동 ‘디스플레이 산업기술보안협의회’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직업에 대한 선택은 개인의 자유이다 보니, 기업과 국가에서 대응하는 데 한계는 존재하고 있다. 

단기적 대응 보다는 중장기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인 투자 활성화로 고용 확대를 통한 기술인력 유출을 최소화하고, 퇴직인력에 대해서는 대학과 디스플레이 혁신공정센터 연계를 통해 인력양성과 기술자문 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인력 유출 방지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Q. 중국의 샤오미는 OLED TV 출시를 예고하면서 국내 산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중국 OLED 기술력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르렀는가? 이에 대응한 국내 기업의 사업 전략은 무엇인가?

샤오미가 출시하는 OLED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것이다. 현재 중소형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세계 시장의 82%를, 대형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정부 주도로 OLED 기업 투자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의 양상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OLED 투자 확대로 생산량을 지속 증가시키고 있어, 한국기업은 차세대 기술을 통한 격차 확대에 방점을 두고 투자와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디스플레이 구동시스템 설계 실습 교육

Q. LCD 사업은 과거 일본이 우위를 점했으나 한국이 가져오고, 이를 다시 중국이 가져가는 형국으로 진행됐다. OLED에서도 중국 기업이 따라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중국기업은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투자와 물량공세로 LCD 시장을 잠식한 후 OLED 시장도 동일한 방식으로 침투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OLED 만큼은 중국이 쉽게 추격할 수 없도록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먼저, 우리 기업이 중국과의 격차 확대와 고부가가치 전환을 위해 투자중인 OLED·QD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시설투자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기존 LCD에 대한 지원정책 반복이 아닌, 한국 OLED 산업의 생존을 위한 혁신적인 투자 지원정책 확대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OLED 뿐 아니라 Micro LED, QNED 등 미래 디스플레이와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천기술에 대한 R&D, 전문인력 양성, 제품 고도화 등에 대해서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Q. 대한민국의 디스플레이산업 유지, 발전을 위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의 향후 사업계획은?

올해에는 2019년에 출범한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사업’을 통해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를 지원하고, 올해 말 완공 예정인 공정혁신센터가 개방형 글로벌 R&D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8월 출범 예정인 산업통상자원부 ‘전략핵심소재자립화’ 과제에 디스플레이 소재부품 R&D 협력단으로 참여해, 2025년까지 기술개발과 사업화 로드맵 수립, 협력모델·과제 제안, 규제 개선 제안 등 사업화 촉진 활동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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