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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으로 본격화된 모바일 산업은 과거의 정보통신 산업과 달리 다양한 산업이 다시 하나의 산업으로 묶인 형태를 가진다. 즉, 통신 서비스, 스마트 폰 등 단말 제조업,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 SW 산업, 각종 콘텐츠의 생산 유통 산업, 검색 서비스 또는 포털, 광고, 유통, 기타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 산업 등 제각각 독립적 산업을 이루고 있는 여러 산업들이 모두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며 모바일이라는 커다란 하나의 산업을 이루고 있다.

모바일 산업에서 금액 기준으로 볼 때 가장 비중 있는 부분은 통신 서비스와 단말 제조업이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볼 때, 실질적으로 모바일 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이들 거대 산업이 아니라 거의 공짜로 주어지는 것에 불과한, 그래서 금액으로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비중을 차지하는 OS이다. 현재 모바일 OS는 단순히 OS로서 단말 작동을 위한 플랫폼으로 작동할 뿐만 아니라 단말의 규격을 결정하고 해당 단말에서 제공되는 어플리케이션의 개발 기준이 되며 나아가 검색과 콘텐츠의 공급에 영향을 주는 등 사실상 모바일 산업 전체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기준으로 스마트 폰 열 대 중 여덟대는 안드로이드이다. 이 정도의 점유율이라면 안드로이드는 이미 스마트 폰 운영체제 시장을 거의 독점했다 할 수 있고 따라서 모바일 산업을 좌우할 통제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충분한 힘을 가진 안드로이드가 그 힘을 이용하면 어떤 미래가 모바일 산업 앞에 펼쳐질 것인지 전망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안드로이드의 모바일 지배에 따른 구체적 변화는 크게 드러나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고한 안드로이드 체제가 관련 산업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력을 가늠해 보는 것의 의미는 더 커지고 있다.

Ⅰ. 폭증하는 안드로이드 점유율

안드로이드는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 PC를 위한 운영 체제이다. 따라서 모바일 지배력이라는 것도 안드로이드가 단말과 서비스, 콘텐츠를 직접 지배한다기 보다는 운영체제 시장의 독점력이 강화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일단 운영 체제 시장을 지배하면 그를 기반으로 모바일 산업 전체에 대한 통제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마련이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지난 8월 7일, 미국의 IT 전문 조사기관인 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스마트 폰 출하 댓수를 기준으로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단말의 비중은 79.3%, 대략 열 대 중 여덟 대에 달한다. 1년 전에는 69.1% 였다. 일 년 사이에 10% 포인트가 넘게 증가했는데 기존 점유율을 뺀 잔존 시장의 거의 삼 분의 일을 반 년 사이에 확보한 셈이다.

실 사용자 점유율 관점에서 보자면 출하량 보다는 판매량이 좀 더 정확하다. 최종 소비자에 대한 판매량을 기준으로 조사를 진행한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사분기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56.9%이었지만 1년 뒤인 2013년 1사분기의 경우에는 74.4%로 대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윈도우 폰 OS가 소폭 성장하기는 했지만 그 크기가 너무 작아 의미 없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다수의 OS 중에서 유일하게 점유율이 성장한 OS가 바로 안드로이드임을 알 수 있다. 앞서 제시된 IDC 발표 자료와 수치가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그것은 출하 기준과 실제 판매 기준의 차이에 따른 것일 뿐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양 사의 조사 결과가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 즉 안드로이드가 스마트 폰 운영체제의 대세이며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태블릿 PC에서도 애플과 전세 역전

태블릿 PC 또한 스마트 폰과 마찬가지로 애플이 제품을 만들면서 본격화된 시장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시장의 지배자는 iOS였다. 하지만 iOS의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져왔으며 최근 30%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한다. 이 시장도 스마트 폰 시장과 같이 애플 한 회사와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다수의 제조업체 사이의 경쟁이기 때문에 결국 애플의 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늘 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까지만 해도 애플의 점유율은 60%를 넘는 수준이었다. 올해 넥서스 시리즈의 선전, 중국 및 대만 업체의 저가 태블릿 공급에 힘입어 안드로이드가 대 역전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으로는 다소 차이

전 세계적 기준에서는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이지만 국가별로 보면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일부 선진 시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안드로이드가 1위 OS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영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와 일본 등 몇 국가에서는 여전히 애플 iOS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오히려 성장하는 경우도 발견된다. 중국, 한국 등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국가와 남미 각 국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을 제외한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안드로이드가 iOS를 압도하여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 안드로이드의 위상은 거의 절대적인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의 국가별 점유율에서 매우 인상적인 국가는 1년 사이에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준 중국과 꾸준히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준 한국이다. 한국의 경우 세계적인 안드로이드 단말 생산 기업을 보유한 나라답게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매우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중국의 경우 다수의 중소 제조업체는 물론 최근 부상하고 있는 레노보, 화웨이, ZTE의 소위 중국 3형제가 안드로이드 단말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인구수를 고려할 때 중국 소비자의 안드로이드 선택은 전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 점유율 증가에 꽤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위협적이지 않는 경쟁자들

현재 스마트 폰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은 그냥 주어진 것은 아니다. 사실 안드로이드는 애플 iOS에 비해 후발 주자였기 때문에 애플의 시장을 잠식하기도 하고 애플이 버려둔 시장을 자신의 것으로 해 가며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넓혀온 결과가 현재의 압도적 점유율로 나타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안드로이드의 성공 이후 타도 안드로이드, 타도 애플을 외치며 등장한 많은 다른 OS와 경쟁에서 이긴 결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경쟁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쉽게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안드로이드 최고의 경쟁자는 여전히 애플 iOS이다. 애플 아이폰은 iOS를 탑재한 유일한 스마트 폰이자 현재의 스마트 폰 시장을 만든 제품이기도 하다. 아이크로싱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영국 일본 등 중요 시장에서는 여전히 아이폰과 iOS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려니와 일부 국가에서는 오히려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기까지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 시점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하고 튼튼한 지지층, 애호층을 갖고 있다는 것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 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라 해도 다음 구매에서는 애플 고객이 될 확률이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진영이 보여준 꾸준한 기술 개발, 특히 삼성, LG 등 안드로이드 전문 제조 기업이 보여준 단말 혁신의 노력을 고려할 때 애플 단독으로 이 모든 혁신을 뛰어 넘기는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애플 iOS가 현재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수성하려는 애플과 정반대로 공격적으로 안드로이드 이후를 노리고 있는 운영체제 또한 꽤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폰 OS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라는 과거 세계 최강 최대의 핸드폰 제조업체를 파트너로 맞아 윈도우의 명성이 모바일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녹녹치 않아서 아직도 시장 점유율 3% 근방에 머무를 뿐이다. 너무 늦었고, 그리고 너무 느리다. 이런 수준으로는 안드로이드를 대체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미 안드로이드로 통일이 되고 나면 다수의 어플리케이션이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을 것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이용 행태가 안드로이드에 맞추어져 있을 것인데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다, 타이젠, 리눅스, 우분투, 파이어폭스 OS 등 다른 모든 신생 모바일 OS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너무 늦게 시장에 들어왔고 그래서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풍부한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 그리고 소비자들의 이용 습관을 뒤집기 힘들 것이다.

Ⅱ. 멈추지 않는 안드로이드의 지배력 확대

스마트 폰과 태블릿이라는 양 대 모바일 기기의 OS를 장악한 안드로이드는 그 지배력을 더욱 강화함은 물론 지배력을 모바일 산업 전체로 확장시키고 고착화 시키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사실 이미 다양한 방면에서 이러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플랫폼 확장

안드로이드의 OS 지배력을 강화하는 첫 번째 방향은 더 다양한 단말에서 안드로이드를 채용하도록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이 더 다양한 단말에서 안드로이드를 이용하게 되면 안드로이드가 제공하는 UI, UX에 더 빨리 익숙해지게 되는 것은 물론, OS 수준에서 데이터나 어플리케이션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용자 편의를 증진시켜 안드로이드 단말에 더 의존하도록 만들 수 있게 된다.

구글이 최근 선보인 새로운 단말은 실로 다양하다. 최근 뉴스에서 수 없이 말해진 구글 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만 새로운 단말이 아니다. 안드로이드는 아니지만 안드로이드와 유사한 UI, UX를 가지고 안드로이드와 연동 가능한 크롬 기반의 TV, 최근 발표된 동글 방식의 OTT (Over the top) 단말인 크롬 캐스트가 있고, 비록 실패작이 되었지만 크롬 북이 있었다.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는 단말은 구글이 직접 개발한 것뿐만은 아니다. 세계 각지에 있는 다수의 제조 업체가 나름대로 연구를 거듭하여 새로운 안드로이드 탑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안드로이드 카메라는 시장에 나온지 오래 되었으며 미디어 박스, 가전 제품 등도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만들어졌거나 만들어지고 있다.

만약 이 모든 제품이 안드로이드 또는 최소한 크롬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면 이는 안드로이드 점유율의 강력한 수비벽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상황에서는 어느 하나의 단말만을 대상으로 하는 OS는 연결을 통해 할 수 있었던 많은 일들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실제 고객 가치가 안드로이드에 비해 현저히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활발한 차별화

아이폰은 사실상 1종류 밖에 없고, 윈도우 폰 또한 몇 종류가 출시되고 있지만 주력은 노키아 1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삼성, LG, 레노보, ZTE, 화웨이, HTC, 모토로라, 소니 등 쟁쟁한 메이저 제조업체가 각 1종의 주력 스마트폰만을 만들어도 벌써 열 개 가까운 플래그 쉽 모델이 시장에 출시되게 된다. 이들은 안드로이드 진영 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매번 혁신적 기능과 디자인의 새로운 스마트 폰을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 폰은 일반적으로 윈도우 폰이나 그 이후 등장한 신생 OS가 범접하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차별적 기능 개선을 이루고 있다. 즉, 이들 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의 아성을 더욱 공고히 굳혀주고 있는 셈이다.

자기 완결성의 확보

구글이라는 거대 기업의 지원 아래 안드로이드는 OS의 영역을 벗어나 더 넓은 범위에서 모바일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시도가 모토로라를 통한 단말의 직접 생산이며 구글 뮤직, 플레이 스토어 등을 이용한 콘텐츠와 어플리케이션 유통의 장악, 그리고 구글 월렛 등 결제 기능의 자체 보유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 자기 완결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성공할 경우 안드로이드의 지배력은 매우 강해질 것이다. OS만으로는 제조나 서비스, 콘텐츠 등의 영역에서 외부의 기업이 참여하지 않고서는 스스로 아무런 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때문에 아무리 OS를 독점해도 어느 특정 분야에 강력한 사업자가 있다면 그 강력한 사업자의 협조 없이는 다른 모바일 영역에 지배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일단 자기 완결성이 갖추어지면 외부 기업에 의존할 필요가 약해지며 결국 산업 전반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된다.

혁신의 내부화

안드로이드의 모바일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또 하나의 방법은 경쟁사들이 추격하기 힘든 혁신을 거듭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실제 고객 관점에서는 가장 바람직한 경쟁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혁신을 스스로 무한히 반복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이 경우 기술 기업에 대한 인수, 합병의 방식이 대표적으로 널리 사용된다.

특히 구글은 인수 합병을 전혀 꺼리지 않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올 2013년 상반기에 이루어진 주요 합병만해도 7건이며 지난 2001년부터 따지자면 120건이 넘는다.1 구글은 이를 통해 구글이 모르는 혁신이 바깥에서 벌어지지 않게 하고 모바일에서 안드로이드가 할 수 없는 일이 없기를 그래서 경쟁 OS에 비해 기술적으로 우위에 서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Ⅲ. 안드로이드 지배 이후의 모바일 세계

안드로이드가 플랫폼을 장악한다는 것은 곧 안드로이드를 가진 구글이 모바일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과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바일 산업은 과거 PC 산업과 달리 단말, 서비스, 컨텐츠, 네트워크가 모두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PC의 경우 집 인터넷과 내가 쓰는 PC 기종은 무관했으며, 내가 즐겨 찾는 검색 엔진, 포털, 주로 이용하는 콘텐츠와 내 OS, 내 PC 기종은 무관했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그렇지 않다. 어떤 통신사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 폰의 종류와 가격이 바뀌고 내 단말의 OS 종류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나 콘텐츠까지도 바뀐다.

뒤집어 말하면, 모바일에서 플랫폼을 장악한다는 것은 곧 단말과 콘텐츠와 서비스까지도 플랫폼이 영향을 주고 나아가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가만 있어도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플랫폼 사업자가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그것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은 인증, 유통 장악 등을 통한 특정 기업의 배제와 같이 직접적인 방법을 통해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플랫폼의 양면 시장적 특성을 이용하여 수익 흐름을 통제하는 방식이 쓰일 수 있다. 수익 흐름의 통제는 플랫폼에 대항하는 기업에게 회피 불가능하며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양면시장 이용한 수익 흐름 통제

양면시장이란 둘 이상의 수익 흐름이 하나의 시장에서 서로 연계되어 존재하는 형태를 말한다. 대표적인 양면 시장 중에는 TV 광고 시장이 있다. TV 광고 시장은 TV 콘텐츠 시장과 광고 시장이 겹쳐진 형태이다. 단면 콘텐츠 시장이라면 시청자가 돈을 지불하고 TV를 보고, 그 시청료는 방송국의 유통 수익과 제작사의 콘텐츠 판매 수익으로 나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 광고가 끼어 양면화되면 수익 흐름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시청자는 돈을 내지 않고 그 대신 광고주가 돈을 내며 그 돈을 방송국과 제작사가 나누어 가지게 된다. 돈을 낸 광고주는 실제 돈을 지불한 방송국이나 제작자에게는 별 관심이 없고 그 대신 시청자의 주의, 주목, 관심을 얻기를 희망할 뿐이다.

플랫폼은 그 자체로서 원하는 즉시 얼마든지 양면 시장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플랫폼에 도전하는 기업이 생길 경우 양면 시장을 이용해서 해당 기업이 뿌리 내린 시장 자체를 파괴할 수 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를, 그리고 구글이 검색서비스를 플랫폼으로 해서 양면 시장을 구축한 바 있다. 그리고 그들은 양면 시장을 이용해서 작은 서비스와 콘텐츠 들을 무료화시키는 방식으로 플랫폼의 지배력을 강화시켜 왔다. 예를 들어 지금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용량 이메일은 불과 십 여 년 전만 해도 상당히 고가의 서비스였고, 미디어 플레이어, 백신, 문서 편집기, 그림 편집기 등 지금 무료로 주어지는 많은 어플리케이션도 과거에는 다 유료 였다. 위성 지도 서비스 같은 경우에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서비스를 받는 것 자체가 희귀한 일이었다. 이런 비싸고 희귀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이를 통해 플랫폼 자체의 수익 흐름, 윈도우 판매량이나 또는 검색을 통한 광고 매출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을 이용하면 미운 털이 박힌 기업이나 그 기업이 속한 시장 자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당시 인터넷 시대의 선도 기업인 넷스케이프를 시장에서 거의 퇴출시킬 수 있었다.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지금이 대비의 시기

안드로이드는 이미 모바일 OS 시장은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다음 단계는 그 OS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산업 전체의 지배를 시도하려 할 것이다. 물론 그 경우에도 구글이 자신의 전략적 의도를 무리하게 강요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래서 우리 기업들이 특별히 피해 입지 않을 수 있다. 구글이 자신들이 공언한 것처럼 사악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구글 역시 영리 기업이며 결국에는 자신의 이익과 시장 지배력의 강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순간 공존 공생이 아닌 종속적 불평등 관계를 구글이 다른 기업에게 강요할 가능성 그 자체는 배제할 수 없다. 말하자면 차별적 단말 제조 역량을 충분히 활용하여 모바일의 절대적 지배자가 된 구글이 어느날 변심하여 단말 산업의 수익을 약화시키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안드로이드의 성공에 편승하여 성장하는 것에 안주하는 사이 어느새 서비스와 콘텐츠와 다양한 앱을 연결하여 구축된 공고한 생태계의 주인과 적으로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독점적 플랫폼과 싸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또 다른 플랫폼을 구축해서 단일 플랫폼의 독점적 지배 구조를 깨트리는 것이다. 직접적으로는 타이젠이나 웹 OS와 같은 새로운 OS 진영을 지원해서 안드로이드의 OS 독점을 견제하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구글의 기세로 보면 갈 길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오히려 그 보다는 기존의 단말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제조 그 자체를 플랫폼화 하는 방법 또한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제조업이 강한 우리 나라 입장에서는 이 방법이 보다 개연성이 높은 방안이 될 수 있다.

OS를 강화하든, 제조 플랫폼을 강화하든, 또는 현재 구글이 구축한 모바일 생태계 내에서 핵심 파트너로서의 역량과 지위를 강화하든, 공고해지고 있는 구글 세상은 구글 생태계에 있는 기업들에게 더 깊은 고민을 하게 하고 있다. 한 참 성장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만약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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